본 글은 논문 『박희영, 희랍 철학에서의 Einai, To on, Ousia의 의미, 1995』을 공부한 것을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나름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자의적으로 정리한 것이므로 오류나 왜곡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 본 연구의 목적
1.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나타난 존재의 개념을 정의하려는 작업의 예비 단계 : 희랍어 einai, to on, ousia가 의미론적이고 통사론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의미와 기능을 갖고 있는지를 밝혀냄이 목적
(의미론 : 언어의 의미를 연구하는 언어학의 한 분야. 낱말의 의미나 변화, 언어 사용에서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인 문맥, 담화의 참여자, 이들의 지식과 경험, 특정 언어의 발화가 적합할 수 있는 조건 등에 관한 것이 연구의 대상이다.
통사론 : 단어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문장의 구조나 구문 요소를 분석함으로써, 각 문장 성분이 구성되는 규칙을 연구하는 분야)
2. 존재와 본질이라는 번역어의 원어인 to on과 ousia가 지닌 의미의 다양성을 문헌학적 또는 일반 언어학적 관점에서 밝힘
(문헌학 : 도서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도서의 분류, 해제, 감정 따위를 한다.
일반 언어학 : 개별 언어가 아닌, 인류가 사용하는 여러 언어의 보편적인 성격과 법칙을 연구하는 언어학)
1) 절대적 의미에서의 to on은 대부분의 희랍 철학자들에게는, 신 존재 증명의 문제를 철학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중세철학자들에게만큼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 존재하는 것들의(ta onta) 진상(to on)에 대한 탐구가 으뜸 과제
▷ 기본적인 가정
1. 희랍어의 언어 구조 덕에 희랍철학이 발달할 수 있었음
2. 비교 언어학자 벤베니스뜨나, 칸과 같은 온건한 주장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할 수 있다. → 주장의 강도와 무관하게 그 내재적인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
einai 동사의 일반적 용법에 따른 의미
Ⅰ. 어원
1. einai는 본질적으로 애매 모호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1) 헬라스어 자체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언어학적 용법의 다양성과
2) einai 동사가 특별히 갖고 있는 여러 종류의 문법적 용법들에서 유래
2. 다양한 용법을 갖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3. 인도 유럽어 asmi(라틴어로 'e'sum, 산스크리트어로는 asmi)에서 유래
1) 프렐뷔쯔, 샹뜨렌 등 많은 학자들에 의해 공통적으로 받아들여짐.
2) 뮐러 : "원래의 어근 as는 모든 아리안 계열의 언어에서 조동사의 재료를 제공했다. 조동사로 사용되기 이전의 einai 동사는 이미 여러 단계의 변천을 겪으면서 점차 추상적인 의미를 얻게 되었다."
3) 쿠르티우스 : "초기의 어근 as는 '숨쉬다', '살다'를, 그리고 실사화된 산스크리트어 asu는 '생명의 입김(숨결), 생명'을 뜻하는 것"
4) einai와 asu의 이러한 친족 관계에 대해 보이싹과 다른 학자들은 의의를 제기
→ asu에서 '산다'는 뜻만 끄집어 내려고 할뿐 '숨쉬다'는 의미는 도출해 내려고 하지 않는다.
5) 칸 : 호메로스 작품에서 '산다'는 의미가 발견된다고 해도, 계사적 용법만이 einai의 본래적이며 주된 용법이라고 주장
4. 어원의 문제야 어떻든지간에 einai 동사가 본래적으로 갖고 있는 구체적 의미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5. 그 어원에서 이미 다양한 의미와 용법들 속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 다의성을 가진 이유? 그 의미가 여러 다른 시대를 거쳐 점차적으로 일반화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가필, 즉 새로운 용법들이 첨가되어 왔기 때문
Ⅱ. einai의 일반적 의미
1. einai의 일상적 의미는 그것이 갖는 세 가지 용법―존재적 · 진리적 · 계사적 용법―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다.
2. 첫째, 존재적 용법 : 어떤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있음.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뉘앙스로 세분된다.
1) 생명에 관계되는 뉘앙스 : 사람에 관해 말할 때, '죽다'의 반대를 의미
2) 장소적 뉘앙스 : 물질적 대상에 관해 말할 때, 어떤 특정한 장소에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 존재함을 의미 (장소에 상대적인 비정언적 존재 개념)
3) 지속적 뉘앙스 : 시사적 사건들에 관해 말할 때,
1]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 대하여 일어난 사건의 개념(ex.현재,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
2] 정적이고 지속적인 일어남의 관념 / 새로운 상황이나 사건의 정확한 출현과는 대조적인 개념으로서 계속성 그 자체의 관념
3. 둘째, 진리적 용법 : '~처럼 보인다'와 대조되어, '실제로 ~이다, ~하다'를 의미
4. 셋째, 계사적 용법 : 주어와 술어 연결하는 역할 (einai가 명사류 서술문에서 계사처럼 쓰였을 때는 그 의미가 영어의 be 동사가 계사로 쓰였을 때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일종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비정언적 존재 개념을 드러낸다.)
einai의 의미를 이렇게 나누는 작업 또한 시대착오적인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5. 다의성에 대한 비난
1) 밀, 러셀 등의 논리학자들(용어들의 일의성과 명제들의 동의어 반복문 만을 중시) 및 현대 언어학자들(주어진 언어 체계 내에서 단어가 갖는 기능과 구조만 찾으면 된다고 주장)
2) 이러한 비난은 고대인의 사고와 근대 논리학이 갖는 사고의 형이상학적 배경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보지 못 한 데서 나온다.
3) 어떤 언어학자들에게는 이러한 다의적 용법이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의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근거가 되기도 함.
1] 개념의 통일성이 동사나 혹은 esti/einai/eon 이라는 형태소들의 어족에 밀접하게 관계된 언어학적 통일성에 의존한다고 생각한다.
2] 칸 : "만약에 파르메니데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희랍 철학자들에게 현재 분사와 -ia로 끝나는 명사적 파생어를 제공해주는 einai 동사가 없었더라면, to on이나 ousia에 대한 이론이 나올 수 없었을 것"
4) 다의성에 대한 평가야 어떻든간에, 학문적 사고와 존재론적 사고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 그렇다면, einai는 사실상 어떤 의미에서 존재론의 열쇠가 되는가? 다의성은 철학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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