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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근대철학

로크 철학의 출발점

Ⅰ. 로크의 입지점 - 로크의 철학을 떠받치고 있는 두 개의 지반

 1. 근대철학의 문제 설정

  1) 존재·인식·가치의 새로운 중심이 된 근대적 주체

  2) (주체와 대상의 일치로서의) 진리라는 인식의 목표

 2. 과학주의

  1) 근대 과학혁명의 효과

  → 과학은 진리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길로 간주

  2) 과학 발전을 가로막는 허구적인 원리나 개념, 사고 등을 제거하는 '청소부'로서의 역할 자임

  → 경험과 관찰만이 과학에 이르는 유일한 길 (경험주의)

  3) 경험과 관찰을 중시하는 이러한 입장은 유명론적 전통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음. (유명론자 오컴 역시 영국 출신)

 ⇒ 유명론과 근대적 문제 설정의 결합을 통해 중세적 유명론과도, 데카르트적 근대철학과도 다른 독자적인 흐름(경험주의)을 철학 안에 만듦.

 

Ⅱ. '본유관념' 없는 진리

 1. 본유관념이란 중세적이고 스콜라적인 잔재라고 비판

  1) 자명해 보이는 수학적 지식 역시 타고난 것이 아니다.

 2. 지식은 모두 경험의 산물

  1) 경험 이전에 이성이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빈 서판(tabula rasa)'이다. (rasa는 동사rado(-ere, resi, rasum)의 완료 수동 분사 여성 단수 1인칭 형태로서, '문질러진 또는 긁힌'이란 뜻이다. 따라서 tabula rasa를 직역하면 '문질러진 [그래서 지워진] 서판' 정도가 되겠다.)  

  2) 데카르트의 '완전한 개념'은 신이 주거나 타고난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불완전한 모습들을 관찰하여 불완전성을 제거하고 완전한 모습을 그려낸 것일 뿐이다. ← 보편은 개별의 추상이라는 유명론의 논지와 유사

  3) 보편 개념(일반 개념)은 우리의 사고가 만들어낸 것이며, 이름으로서 의미를 가질 뿐이다.

 3. 단순관념/복합관념

  1) 단순관념 : 사물에 의해 자극되어 만들어짐.

  2) 복합관념 : 단순관념들을 지성(understanding: 혹은 오성?)이 결합해서 만듦. → 단지 명목적인 것

⇒ 본유관념에 대한 이러한 반박을 통해 본유관념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진리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이려고 함. → 경험과 관찰에 입각한 지식으로 대체

 

Ⅲ. 로크의 딜레마

 1. 실체에 관한 것

  1) 경험을 통해 '나'를 자극하는 요인이 있어야 한다.

   1] 단순관념을 야기하는 것 : '물질적 실체'

   2] 우리의 경험으로 환원되지 않는 것이다.

  2) 인식의 불변적인 주체가 필요 : '정신적 실체'

  3) '반유명론적' 주장으로 회귀

   1]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을 나누는 근대철학 안에서 로크처럼 진리로서의 과학을 추구하려 하는 한, 물질적 실체를 끌어들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2] '실체' 같은 보편개념은 오직 이름일 뿐이라는 유명론에서 시작하여, 두 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는 '반유명론적'인 주장으로 회귀

 2. 진리에 관한 것

  1) 두 가지의 경험

   1] 제2성질 : 주체에 따라 다르게 경험하는 성질 → 경험 안에 있음.

   2] 제1성질 : 주체에 상관없는 성질, 즉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끼는 성질 → 물체 자체에 속하는 성질

  2) 진리가 가능한 것은 제1성질 때문이다. → 이로 인해 인식과 대상은 일치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식인 진리가 가능하게 됨.

  3) 그렇다면, 제1성질은 어떻게 해서 진리를 제공하는 것인가?

  → 사물에 속하는 성질, 즉 일종의 '본유성질'이기 때문

 ⇒ 데카르트의 본유관념을 비판하며 주체로부터 본유관념을 떼어냈지만, 진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그 성질을 사물들에게 돌려준다. → 비록 뒤집힌 형태로지만, 다시 데카르트의 주장으로 되돌아옴.

 

Ⅳ. 유명론의 근대화

 1. 로크에 이르러 유명론은 근대적 문제설정에 포섭

  1) 유명론은 근대적 주체가 진리에 이르는 길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 속에서 개별적 사실들에 대한 관찰과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능을 하게 됨. → '인식론적' 성격의 사상으로 변용

 ⇒ 경험주의란 근대화된 유명론이라고 할 수 있다.

 2. 근대적 문제설정(특히 과학주의)과 유명론 사이의 갈등과 대립

  1) 유명론은 중세에는 신학과 충돌했다면, 이제는 근대철학의 과학주의와 충돌하게 된다.

  2) 로크가 처한 딜레마의 요체는 유명론과 근대적 문제설정(과학주의) 간의 긴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유명론이 근대적 문제설정 속에 포섭됨으로써 생기는, '근대화된 유명론'의 내적 긴장이요 모순)

  → 이 모순은 이후 버클리와 흄을 통해 경험주의 사상이 발전하면서 더욱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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