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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근대철학

흄 철학의 출발점

Ⅰ. 과학주의에서 회의주의로

 1. 진리를 추구한 근대철학에서 그러한 회의주의가 나타난 것은 무엇 때문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근대철학 전반을 이해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2. 흄의 출발점

  1) 엄격한 과학적 지식을 추구("자연과학의 성과를 빌려 인간학을 구성해야 한다") → 로크와 비슷

  2) 심리학에 기초하여 '경험적 인간학'을 구성하려고 함.

  3) 경험과 관찰이 일차적 위치를 차지함 (경험주의적 전통)

  4) 불확실한 것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확실한 과학을 구성해야 한다는 근대적 과학주의 공유

 3. 여러 가지 (철학적) 관계

  1) 확실한 관계 : 유사 관계, 양적 관계, 질적 관계(성질의 등급), 반대 관계

  2) 확실하지 않은 관계 : 동일 관계, 시간/공간상의 관계, 인과 관계

(결국 '동일 관계'와 '시간/공간상의 관계'에 대한 판단도 '인과 관계'로 환원된다.)

  3) 인과 관계

   1] 인과 관계 : 연접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붙어 있는 두 인상의 관계에 대한 습관적인 판단

  4) 과학을 구성할 수 없는 관계

   1] 확실한 네 가지 관계는 과학에 합당하지만, 인과 관계를 비롯한 나머지 세 가지는 과학을 구성할 수 없다.

   2] 과학의 불가능성 : 모든 법칙은 인과 관계에 의해 표현되고 인과성 없이는 어떠한 법칙도 생각할 수 없으며, 법칙 없이 어떠한 과학도 생각할 수 없다.

  ⇒ 근대철학의 목표(진리)는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됨. → '회의주의'란 이러한 도달 불가능성을 표현하는 말인 셈이다.


Ⅱ. 주체의 해체

 1. 버클리가 남겨둔 유보조항을 비판하면서 경험주의를 좀더 극단으로 밀고 간다.

  1) 버클리는 지각된 것을 관념이라 하고, 지각하는 것은 정신이라 한다.

 2. 흄의 비판

  1) 인상 : 사물에 대한 지각, 관념 : 인상의 기억이나 결합

  2) 둘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고, 감각을 자극하는 강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3) '정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관념과 인상의 다발만이 있을 뿐이다. (무대조차 따로 없는 극장)

 ⇒ '정신'이나 '주체'라는 범주를 해체한다.

 3. 근대철학의 출발점 해체

  1) 어떤 실체도 인정하지 않는 버클리식의 유명론을 '정신'이나 '주체'에 대해서까지 적용시킨 것.

⇒ 근대적 문제설정 속에서 유명론을 끝까지 밀고 나간 결과, 근대철학의 출발점이었던 '주체'라는 범주를 해체하게 된 것이다.


Ⅲ. 근대철학의 전복

 1. 근대철학의 문제설정 해체

  1) 흄은 근대철학의 목표(진리 또는 과학)와 출발점(주체)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2) 이는 근대적인 문제설정이 가지고 있었던 딜레마를 폭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 근대철학의 '극한'이요 '한계지점'

  3) 이로써 근대적 문제설정은 해체되며, 근대철학의 위기라는 사태가 초래됨.

  → 그 이후의 대다수의 철학자가 이 위기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가 하는 노력을 하게 되고, 이것이 그 이후의 근대철학을 새롭게 발전시키게 됨.

 2.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근대적 문제설정의 한계 안에 있었다.

  1) 인간에 대한 '과학'을 구성하겠다는 목표

  2) 참된 지식 · 확실한 지식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엄밀히 검토

 → 흄의 문제설정 자체는 근대적인 것

 3. 따라서, 흄은 근대철학의 문제설정에서 출발해, 유명론적 사고의 해체 효과를 그 내부에서 최대한 작동시킨 것이며, 그 결과 근대철학의 한계선에 도달한 것이다. (출발점과 이어져 있는 한계선. 결국 한 바퀴의 원을 그리면서 출발점에 다시 도착한 셈)

 4. 그러므로 근대의 한계 안에 있던 흄으로서는 그 자신이 드러낸 근대철학 자체의 근본적 딜레마 앞에서 난감해 한다.


Ⅳ. 근대의 외부?

 1. 때로 그는 경계선 밖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2. '믿음'에 대한 이론

  1) 인과 관계는 습관에 불과한 것이다.

  2) 인과 관계는 인상이나 관념을 결합시켜 어떤 지식을 형성한다. 이 지식은 '법칙'이 아니라 '믿음'이다.

  3) 믿음 : "현재의 인상과 관련이 있는, 혹은 그것들로 결합되어 있으며 그것들로 연합되어 있는 생생한 원리"

   1] 힘을 가지며 생생하게 살아 있어서 믿는 사람에게 실제적인 효과를 갖는다.

   2] 견고하고 확실하며 안정감을 갖는다. ⇒ 사람들 개개인에게 확실한 지식이라는 '감'을 주고, 그것에 입각해서 행동하게 만든다.

 3. 믿음은 '허구'와 다르다. → 근대적 한계의 외부

  1) 느낌이 다르다.

   1] 따라서 상이한 '효과'를 갖는다.

   2] 불충분하고 모호하긴 하지만, 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그것이 갖는 영향력, 효과의 문제이다.  

  2) 파악하는 방식이 다르다.

   1] 근대철학에서는 믿음을 허구, 허위, 비진리로 다룬다.

   2] 흄은 지식이 진리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 지식이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 어떤 효과를 갖는가를 질문 → 진리의 문제설정을 벗어나 있다.

 4. 근대 안으로의 회귀

  1) "믿음이고 추론이고 다 거부하고 싶다."

  2) 진리를 찾아야 하는데 결국 '진리는 없다'고 밝혀진 셈.

 ⇒ 근대의 외부로 나가자마자 다시 내부로 회귀하고 마는 셈이다.


Ⅴ. 근대철학의 위기

 1. 유명론과 관련하여

  1) 로크에 의해서 포섭

  2) 버클리와 흄에 의해서 유명론이 가진 '반관념론적' 성격은 근대철학 내부에서 딜레마를 드러냄. → 관념론 혹은 회의주의로 전환

  3) 경험적 지식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하여 회의주의로 전화됨. 결국 근대철학은 위기에 처하게 됨.

 2. 근대철학의 출발점과 목표 해체

  1) 흄은 근대적인 문제설정 안에서 유명론적 관점을 극단으로까지 밀고 나감으로써 근대적 문제설정의 끝에 도달. 그 끝은 근대철학의 출발점.

  2) 주체와 진리라는 개념 해체

  3) 스피노자와는 달리 흄이 근대철학의 위기를 야기한 까닭

   1] 흄은 근대철학의 문제설정에서 출발하여 여전히 그 안에 머물며 딜레마를 드러내는 곳에서 멈추어 서 있기 때문

   2] 스피노자는 근대적인 문제설정 자체를 비껴가고 애초부터 그 외부에 섰기 때문에 다수의 근대철학자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함.

 3. 믿음 이론

  1) 주체는 관념의 다발이며 그 다말은 믿음을 형성한다.

  2) 믿음은 그것을 믿는 주체에게 생생하고 안정적인 사실로 간주되며, 따라서 실질적인 효과를 갖는다. → 지식이나 관념을 다루는 근대적인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

  3) 이 이론은 개인들의 사고와 행동을 규정하는 표상체계(예컨대 이데올로기나 담론)의 이론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4) 하지만... 미약한 탈근대적 요소

   1] 흄에게 있어서 믿음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

   2] 어떠한 사회-역사적 조건에서 형성되며, 어떤 방식으로 개인들을 포섭하고 움직이는가를 사고하기에는 흄의 이러한 탈근대적 요소는 너무나 미약했다.

  5) 믿음을 '주체'인 개인이 갖고 있는 관념이라고 본 점에서 그는 여전히 근대철학의 내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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